머리에서 안 나가는 노래엔 이유가 있다

한국#earworm#baby-shark#music

170억뷰짜리 뚜루루뚜루

2016년에 올라온 핑크퐁 아기상어 영상이 유튜브 조회수 170억 회를 넘겼어. 몇 년째 유튜브 전체 조회수 1위 자리를 지키는 중이야. 한국에서 만든 동요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영상이 된 거지.

최근엔 그 영상에 나왔던 주인공이 10년 만에 가수로 데뷔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다시 화제에 올랐어. 이 글을 읽는 너도 아마 제목만 보고 이미 노래가 재생됐을걸.

웃긴 건 이 노래를 일부러 외운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거야. 그런데 다들 부를 줄 알아.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.

귀벌레는 벌레가 아니야

노래 한 소절이 머릿속에서 하루 종일 반복 재생되는 현상을 심리학자들은 귀벌레라고 불러. 정식 명칭은 비자발적 음악 심상. 내가 틀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재생된다는 뜻이야.

귀에 잘 박히는 노래엔 공통점이 있어. 박자가 경쾌하고, 멜로디가 단순해서 따라 부르기 쉽고, 중간에 한 번쯤 예상을 살짝 벗어나는 구간이 있지. 뇌가 '어, 이건 뭐지' 하고 붙잡는 순간 재생 목록에 등록되는 거야.

아기상어는 이 공식의 교과서야. 같은 멜로디가 가족 구성원만 바뀌면서 끝없이 반복되잖아. 게다가 율동까지 세트라서 몸이 같이 기억해. 빠져나갈 구멍이 없는 셈이지.

수능금지곡이라는 밈

한국엔 이 현상을 부르는 밈이 따로 있어. 바로 수능금지곡. 시험 기간에 잘못 들었다간 듣기평가 시간에 머릿속에서 노래가 울린다는 웃픈 경험담에서 나온 말이야. 샤이니의 링딩동이 대표 주자로 늘 소환되고, 해마다 새로운 후보가 리스트에 추가돼.

재밌는 건 이 리스트가 사실상 명곡 인증이라는 거야.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노래라는 뜻이니까. 수능금지곡에 뽑혔다는 건 그만큼 중독성이 검증됐다는 훈장인 셈이지.

머릿속 재생 버튼 끄기

귀벌레를 빼내는 방법도 연구돼 있어. 첫 번째는 의외로 껌 씹기야. 껌을 씹으면 입과 혀가 바빠져서 노래를 속으로 따라 부르기 어려워지고, 그만큼 재생이 잦아든다는 실험 결과가 있어.

두 번째는 거꾸로 그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 거야. 뇌는 끝맺지 못한 일을 더 오래 붙잡고 있거든. 후렴만 무한 반복된다면 앞뒤를 다 채워서 마침표를 찍어 주면 돼.

마지막은 머리를 적당히 바쁘게 만드는 거야. 너무 쉬운 일은 소용없고, 색이나 순서를 외울 정도의 집중이 딱 좋아. 마침 두유박스에 색이랑 소리 순서를 외우는 사이먼 게임이 있긴 한데, 그 삐뽀삐뽀 소리가 또 귀에 박혀도 책임은 못 져.